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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월요일 오전 9시 44분에 나는 자살할 계획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배드민턴 동호회 ‘친다’에서 불륜의 셔틀콕을 주고받으며 환상의 복식조가 된 아내 보라와 장성수. 두 사람은 나를 죽일 목적에 거제도로 유인한다. 그들은 나한테 고등어 기름을 발라 대구 밥으로 줄 계획이란다! 나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던 부모 때문에 고등어 트라우마가 있다. 어차피 죽을 생각이었지만, 고등어 기름을 바른 채 바닷물로 다이빙이라니! 세상에 사람을 죽이는 수많은 방법이 있는데 왜 하필 그거냐고! 그들을 막기 위해 나는 그 계획이 얼마나 말이 안 되고 무모한지 설명한다. 그런데 갈수록 가관이다. 장성수는 이미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아내를 처리했으니 걱정 말란다! 장성수가 살인자라고? 이건 내가 죽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우울증에 걸려 무기력, 무의욕, 무감정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던 내 마음에, 죽기 전에 진실은 밝혀내고야 말겠다는 열망이 화산처럼 폭발한다.
저자: 류현재 소설가. 1973년 2월생. 물의 자리에서 태어났다. 약속된 나이에 펜을 잡기 시작해 2003년 ‘MBC 베스트극장’ [아빠 로미오 엄마 줄리엣]으로 데뷔했다. 그 후 방송작가로 왕성히 활동하며 [난 니가 부러워],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를 연달아 선보이고, 『야미』, 『남편은 요세미티에 있습니다』, 『아내를 위해서 월요일에 죽기로 했다』 등 몇 권의 책을 더 집필했다. 『네 번째 여름』은 작가 특유의 선연한 문체가 살아 있는 미스터리물이다. 활자를 읽고 있음에도 순간의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는 강렬한 몰입감은 류현재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필력의 극치라 할 수 있다.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네 번째 여름』은 2020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스토리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촘촘하고 치밀한 전개가 완벽한 스토리텔러의 조건으로 손색없다는 평이다. 지금은 귀어해 새벽을 일으키는 어부로 두 번째 삶을 써 내려가고 있다. 소설 속 배경이자 실제 터전인 남해가 더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살아 있으나 죽지 않고 죽어 있으나 살지 않는 그곳, 가늠조차 힘든 심연의 바다는 그녀에게야말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낭독자: 곽윤상 KBS 30기 성우로, 애니메이션, 게임, 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오디오북 내레이터로서는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2005년도 KBS 성우 연기대상 라디오 부문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낭독자: 나인애 KBS 43기 성우로, ‘KBS무대’, ‘라디오 극장’, ‘소설 극장’, ‘라디오 문학관’ 등을 통해 여러 낭독에 참여했다.
출판사 서평: 나는 아내를 위해 치밀하게 자살을 계획했는데, 아내는 나를 죽이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다!
발기부전에 걸려 우울증이 온 것인지, 우울증이 와서 발기부전이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곧 자살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권근태. 반면 그의 아내 이보라는 반짝반짝 빛나고, 통통 튀고, 열정과 활기로 터질 듯한 매력을 가진 여자다. 그런 보라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녀와 비슷한 매력적인 남자가 그녀에게 훨씬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에 근태는 아내를 위해서 죽기로 결심한 것이다. 보라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자살하기 위해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치밀하게 준비를 하고 날짜를 맞췄건만, 내연남 장성수와 공모한 보라는 근태의 자살 며칠 전 근태를 지방으로 유인해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것도 근태가 가장 싫어하는 고등어를 이용해서. 근태는 보라와 장성수에게 붙잡혀 있는 동안 지금껏 몰랐던 아내 보라의 모습과 장성수의 비밀을 자연스레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죽지 않고 반드시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열망이 생긴다. “내가 죽어준다고 했지, 죽여달라고 하진 않았잖아!”
우울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전하는 웃음과 위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하더니, 공부 열심히 해 좋은 대학만 들어가면 성공한 인생을 살 것처럼 요란을 떨더니, 유명한 회사에만 들어가면, 결혼만 하면 인생은 탄탄대로, 행복이 주렁주렁 열리는 거라고 떠들어대더니, 다 거짓이고 뻥이었다. 순진하게 그들의 말을 믿고 그대로 살아온 근태에게 남은 건, 우울증뿐이었다. “나도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근태와 결혼 후 보라는 하루 네 시간만 시간제 약사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즐기며 살았다. 보라가 버는 돈도 모두 자신의 자유와 자아실현을 위해 썼다. 근태는 그런 보라를 보며 내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남편이라는 생각에 보라를 더욱더 응원하고 지지했지만 그건 그때뿐이었고, 회사에 가면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 자책감에 시달렸다. ‘소유욕’ 대신 ‘자유’를 선택한 보라의 삶이 부러웠지만, 회사 동료들처럼 상가 하나 마련해 매달 임대료도 받고 싶고, 해외로 휴가 여행을 떠나 돈도 펑펑 쓰고 싶었다.
그렇게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상반된 세계인 집과 회사를 오가는 사이 근태의 자아는 두 개로 분리됐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보라처럼 살고 싶다 생각하고, 집에서는 회사 사람들의 평범한 욕망을 부러워하게 된 것이다. 집과 회사, 어느 곳에서도 근태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소설 속 근태의 모습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중 하나가 ‘우울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아주 잠시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우울의 그늘에서 벗어나길 기원하면서.
© 2022 Storyside (오디오북 ): 9789180568203
출시일
오디오북 : 2022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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